얼마 전 중학생인 큰딸이 온라인으로 과제를 제출해야 한다며 제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특정 프로그램의 사용법을 설명하는 과제였는데, 말로만 설명하기보다는 화면을 직접 보여주며 정리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때 떠오른 것이 바로 컴퓨터 화면을 이미지로 저장하는 ‘캡처’ 기능이었습니다. 딸아이에게 몇 가지 방법을 알려주며 과제를 도와주니,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고 전문적인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비단 학생들의 과제뿐만 아니라, 직장인들이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동료와 원격으로 소통할 때, 또는 일상에서 온라인 정보를 저장하고 싶을 때 화면 캡처는 정말 유용한 기술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방법이 존재하기에 오늘 제가 아는 몇 가지 컴퓨터 캡쳐하는법을 공유해보고자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화면 캡처, Print Screen 키
키보드의 오른쪽 상단 부분을 보면 ‘Print Screen’ 또는 ‘PrtSc’ 이라고 적힌 키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윈도우 운영체제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제공하는 화면 캡처 기능입니다. 사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 Print Screen 키: 현재 모니터에 보이는 전체 화면을 복사합니다. 듀얼 모니터를 사용 중이라면 두 모니터의 화면이 모두 하나의 이미지로 복사됩니다.
- Alt + Print Screen 키: 여러 창 중에서 현재 활성화된 창 하나만 깔끔하게 복사합니다.
이 키를 누르면 화면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어 당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클립보드라는 임시 저장 공간에 이미지가 복사된 상태입니다. 이 이미지를 저장하려면 그림판, 파워포인트, 워드 같은 이미지 편집 또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열고 ‘붙여넣기(Ctrl + V)’를 해야 합니다. 그 후에 원하는 파일 형식(JPG, PNG 등)으로 저장하면 비로소 캡처가 완료됩니다.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별도의 프로그램 설치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윈도우의 숨은 보석, 캡처 도구
매번 그림판을 열어서 붙여넣고 저장하는 과정이 번거롭게 느껴진다면 윈도우에 기본적으로 내장된 ‘캡처 도구’를 사용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시작 메뉴 검색창에 ‘캡처 도구’라고 입력하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Microsoft 지원 링크에서 자세히 알아보기)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장점은 원하는 영역을 지정하여 캡처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새로 만들기’를 누르면 화면이 반투명하게 변하면서 마우스로 원하는 부분만 드래그하여 선택할 수 있습니다. 사각형 모양뿐만 아니라 자유형, 창, 전체 화면 등 다양한 모드를 지원하여 훨씬 유연한 작업이 가능합니다. 캡처가 완료되면 별도의 편집 창이 나타나 간단한 형광펜 표시나 메모를 추가할 수 있고, 곧바로 파일로 저장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공유할 수 있어 매우 편리합니다.
더 강력해진 캡처 및 스케치
최신 버전의 윈도우 10 또는 윈도우 11을 사용하신다면 ‘캡처 및 스케치’라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도구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의 가장 큰 매력은 단축키에 있습니다. ‘Windows 키 + Shift + S’ 를 동시에 누르면 화면 상단에 작은 도구 모음이 나타나면서 즉시 캡처 모드로 진입합니다.
여기서 사각, 자유형, 창, 전체 화면 캡처 중 원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영역을 지정하면, 캡처된 이미지가 클립보드에 복사되는 동시에 화면 오른쪽 하단에 알림이 나타납니다. 이 알림을 클릭하면 이미지를 편집할 수 있는 창이 열리는데, 자르기, 회전은 물론이고 자나 각도기 같은 보조 도구를 활용한 정밀한 작업까지 가능합니다. 업무상 기술적인 내용을 설명하거나 정확한 위치를 표시해야 할 때 특히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는 기능입니다.
전문가를 위한 무료 캡처 프로그램, PicPick
위에 소개해드린 방법들만으로도 대부분의 상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처럼 업무상 정밀한 캡처나 스크롤이 긴 웹페이지 전체를 한 번에 캡처해야 하는 등 고급 기능이 필요하다면 외부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제가 수년째 애용하고 있는 프로그램은 ‘픽픽(PicPick)‘이라는 무료 소프트웨어입니다.
픽픽은 앞서 설명한 모든 기능은 물론, 웹페이지 전체를 알아서 스크롤하며 하나의 긴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스크롤 캡처’, 화면 위의 특정 색상 값을 추출하는 ‘색상 추출’, 픽셀 단위로 길이를 재는 ‘눈금자’, 각도를 측정하는 ‘각도기’ 등 엔지니어링 작업을 하는 제게는 보석 같은 기능들을 다수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캡처한 이미지에 화살표, 도형, 텍스트, 워터마크 등을 손쉽게 추가할 수 있는 강력한 편집 기능을 내장하고 있어, 별도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실행할 필요가 거의 없습니다. 개인 사용자에게는 완전히 무료로 제공되니, 화면 캡처 작업을 자주 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사용해 보시길 권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