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잘 들어오는 카페에 앉아있으면 괜히 이어폰부터 꺼내게 될 때가 있습니다. 책을 펼쳐두고, 따뜻한 음료를 한 모금 마신 뒤에야 “아, 이제 딱 어울리는 음악만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습니다. 너무 시끄럽지도, 너무 조용해서 졸리지도 않은, 대화와 공부, 혼자 생각하기에 모두 부담 없는 음악 말입니다. 그런 분위기에 어울리는 팝송들을 한 곡씩 떠올리며 정리해 보았습니다.
아래 곡들은 실제로 카페에서 자주 흘러나오기도 하고, 집에서 조용히 공부하거나 일할 때 틀어두기에도 좋습니다. 소리를 아주 작게 틀어도 존재감이 있고, 그렇다고 대화를 방해할 만큼 강하지도 않은 곡들로 골랐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타와 피아노 위주의 곡들
잔잔하지만 감정선이 너무 가라앉지는 않는 곡들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주로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 중심의 곡들로, 아침이나 낮 시간대 카페와 잘 어울립니다.
Jack Johnson – Better Together
기타 한 대와 부드러운 목소리만으로도 공간을 편안하게 채워주는 곡입니다. 무난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라 카페에서 자주 들을 수 있는 대표적인 노래입니다. 가사 내용도 편안한 사랑을 이야기하고 있어, 부담 없이 듣기 좋습니다.
Norah Jones – Don’t Know Why
재즈 느낌이 살짝 섞인 피아노와 보컬이 조용히 흘러나오는 곡입니다. 리듬이 세지 않아서 공부할 때 틀어 두어도 집중을 크게 방해하지 않습니다. 카페가 갑자기 한층 고급스러워진 것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 줍니다.
Tom Misch – Movie (feat. Loyle Carner)
재즈 느낌이 나는 기타와 차분한 비트, 말하듯이 흘러가는 랩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힙합 요소가 있지만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한 편이라 카페에서 틀어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배경 음악인데도 귀가 자꾸 가는 타입의 곡입니다.
Bruno Major – The Most Beautiful Thing
잔잔한 기타와 차분한 목소리가 중심인 곡으로, 조용한 저녁 시간대 카페에 잘 어울립니다. 멜로디가 과하게 고조되지 않아서 끝까지 부드럽게 이어지는 점이 특징입니다. 감성적인 분위기를 좋아하신다면 플레이리스트에 꼭 넣어볼 만합니다.
조금 더 리듬감 있는 포근한 팝송들
너무 느리지만 않다면 카페 분위기가 훨씬 살아납니다. 적당히 리듬이 있으면서도 시끄럽지 않은 곡들을 모아 보았습니다.
Vance Joy – Riptide
우쿨렐레와 경쾌한 리듬이 듣자마자 기분을 조금씩 끌어올려 줍니다. 속도가 빠르긴 하지만 악기 구성과 보컬이 과하게 쎄지 않아서 카페에서도 자주 사용됩니다. 약간 들썩이는 느낌이 필요할 때 잘 어울립니다.
Dayglow – Can I Call You Tonight?
산뜻하고 밝은 인디팝 사운드가 특징입니다. 기타와 신스가 적당히 섞여서 청량한 느낌을 주지만, 고음이 너무 튀지 않아 배경 음악으로도 좋습니다. 장시간 틀어두어도 쉽게 질리지 않는 편입니다.
Lauv – I Like Me Better
어쿠스틱과 전자 사운드가 섞인 미드템포 팝입니다. 리듬이 분명하게 느껴지지만, 곡 전체가 부드러운 톤이라 카페나 드라이브 음악으로 자주 쓰입니다. 가사도 밝고 설레는 분위기라 전체 기운을 조금 올려 주는 역할을 합니다.
Oh Wonder – Ultralife
남녀 보컬이 함께 부르는 인디팝 곡으로, 리듬이 가볍게 튀는 느낌이 있습니다. 사운드는 밝지만 템포가 너무 빠르지 않아 부담이 덜합니다. 사람이 많은 카페에서도 분위기를 크게 흔들지 않고 상큼함만 살짝 더해 줍니다.
몽환적이고 도시적인 감성의 곡들
밤이 되어 카페의 조명이 조금 어두워지면, 사운드가 살짝 몽환적인 곡들이 잘 어울립니다. 공간이 갑자기 다른 도시로 바뀐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HONNE – Warm On A Cold Night
부드러운 비트와 신시사이저가 만들어내는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곡입니다. 제목처럼 추운 날, 따뜻한 실내에서 들으면 더 잘 어울립니다. 목소리도 낮고 부드러워서 과한 긴장감 없이 편안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Jeremy Zucker – comethru
잔잔한 비트와 차분한 보컬이 어우러진 곡으로, 요즘 감성의 팝송 느낌을 잘 보여줍니다. 한밤중에 공부하거나 조용히 정리할 때 틀어놔도 무리가 없습니다. 반복해서 들어도 금방 질리지 않는 구조라 플레이리스트에 넣기 좋습니다.
LANY – ILYSB
신스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팝송으로, 살짝 몽글몽글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트는 분명하지만 곡 전체가 부드럽게 흐르기 때문에 과도하게 들뜨지 않습니다. 은은하게 깔아두기 좋은 곡입니다.
클래식한 소울과 레트로 감성의 곡들
조금 색다른 분위기를 주고 싶다면, 오래 들어도 촌스럽지 않은 소울과 레트로 느낌의 곡들을 섞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Bill Withers – Lovely Day
소울 음악의 클래식으로 자주 언급되는 곡입니다. 밝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특징이며, 초반부터 기분이 환해지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후반부의 긴 고음 부분은 실제로 들으면 꽤 인상적이지만, 카페에서 틀어도 부담스러운 정도는 아닙니다.
Leon Bridges – Coming Home
옛날 소울 음악 스타일을 현대적으로 잘 살린 곡입니다. 녹음 방식과 사운드 질감까지 일부러 레트로하게 만들어, 마치 오래된 라디오에서 나오는 음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차분하지만 따뜻해서 여유로운 오후 시간과 잘 어울립니다.
달달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인디팝
편안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도 약간의 설렘을 더해 주는 곡들도 카페 플레이리스트에 잘 어울립니다. 가사 내용도 비교적 따뜻한 편이라 듣는 동안 기분이 좋아집니다.
Rex Orange County – Loving Is Easy
통통 튀는 건반과 부드러운 보컬이 귀엽게 느껴지는 곡입니다. 전체적으로 힘을 빼고 부르는 느낌이라, 긴장된 분위기를 조금 풀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창가 자리에서 바깥 풍경을 보며 듣기 좋은 타입의 노래입니다.
Coldplay – Yellow
처음에는 잔잔하게 시작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조금씩 고조되는 구조를 가진 곡입니다. 너무 가라앉지도, 갑자기 크게 터지지도 않아서 카페 음악으로 자주 사용됩니다. 여러 세대에게 익숙한 곡이라, 함께 있는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공감을 나누기에도 좋습니다.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때 참고할 만한 팁
위 곡들을 그대로 사용해도 좋지만, 분위기에 맞게 순서를 조절하면 더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플레이리스트를 만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에는 Jack Johnson, Norah Jones처럼 잔잔한 곡들로 시작하고, 사람이 많아지는 점심 시간에는 Dayglow, Lauv 같은 조금 더 밝은 곡들을 섞는 식입니다. 저녁이 되면 HONNE나 Jeremy Zucker처럼 몽환적인 곡들로 이어가면, 시간대마다 미묘하게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직접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싶다면, 유튜브 뮤직이나 스포티파이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활용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스포티파이에서는 곡 하나를 추가하면 자동으로 비슷한 분위기의 곡들을 추천해 주는 기능이 있어 새로운 음악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곡마다 볼륨 차이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너무 튀는 곡이 있으면 살짝 볼륨을 조절하거나 다른 곡으로 교체해 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음악이 주인공이 되기보다는 대화와 생각, 휴식을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배경이 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