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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본주의로 기억될 유로 2020, "우리는 인간이다!" 2021년 유로 2020이 이탈리아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코로나19로 인류에게 악몽을 가져다주면서 2020년에 열려야 할 대회가 1년이 지나고 나서야 겨우 열릴 수 있었습니다. 한 해 연기됐음에도 굳이 공식 대회명이 '유로 2020'이 된 이유는 코로나19로 점철된 암울한 2020년을 극복했음을 천명하고 싶은 이유였습니다. 비록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예방하기 위해 사람들의 이동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럽 11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되고, 지역에 따라 코로나19가 악화된 경우도 있지만, 유로 2020은 전염병 창궐과 사회적 단절이 가득한 유럽과 유럽 너머 전 세계 사람들에게 (우리가 다소간 망각해왔던) 인본주의를 다시금 깨치게 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합니다. 인본주의 메시지를 읽을 수 있는 대표적인 사..
영국에서 슈퍼리그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 - 안필드에서 시즌권으로 경기를 본다는 것은? 얼마 전 슈퍼리그 출범과 몰락이 삼일천하처럼 전 세계 축구계를 휩쓸고 지나갔습니다. 일견 축구 팬들이 한 번쯤은 생각해온 인기구단만의 리그, 그러니까 풋볼매니저에서 스왑리그로 구성한 것처럼 즐거운 볼거리가 탄생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지금은 사라진 메시의 '프리미어리그 검증설'이 성사를 앞두고 격한 축구 팬들의 반대에 부딪혀 사라졌습니다. 리그 내 비인기 팀으로 분류된 격이 되어버린 비슈퍼리그 참가팀들의 반대, 기존 축구대회 관계자와 전직 축구계 인사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슈퍼리그 출범 반대의 중심은 다름 아닌 슈퍼리그에 참가하기로 발표했던 팀들의 현지 로컬 팬들이었습니다. 팬들은 홈구장에 나와 강력한 문구가 적힌 걸개를 펜스에 매달고, 다시는 팀을 응원하지 않을 것처럼 극렬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
선생님 나는 소위 선생님이고 불리는 사람에게 배워본 적도 있고, 그런 사람이 되어본 적이 있다. 제도 교육 12년과 대학 4학년 총 16년 동안 수많은 선생님을 만났다. 16년의 시간은 좋은 선생이란 무엇인지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기간이기도 했다. 6년 넘게 학원에서 알바를 하며 영어를 가르쳤다. 내 생활비를 벌 생각이었고, 즐겁게 일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먼저였다. 좋은 선생님이라는 기준은 공부를 '잘 가르치는 것'보다 '기분을 잘 구슬려 공부할 의지를 다져주는 것'에 가깝다고 생각했기에 아이들에게 흔히 말하는 멘토가 되고자 했다. 무엇보다 연소자보다 쬐끔 더 살았다고 해서 가르치려 드는 것만큼 무의미하고 꼰대스러운 게 없다고 생각했기에 '군림'하려는 모든 행동을 경계했다. 6년 동안 많다면 많은 친구들이 지..
서울시립미술관에서... 먹을 거 줄이고 살 좀 빼겠다는 생각에 점심을 간단하게 먹은 적 있다. 그렇게 남는 점심시간이 40분 정도 있었다. 40분이면 근처 산책 다녀오기 딱 좋은 시간이다. 이상하게 그날은 기묘한 기분에 끌려 근처에 있는 시립미술관엘 갔다. 미술관 1층부터 3층까지 각기 다른 전시가 알차게 준비돼 있었다. 특히 3층에서는 젊고 열정 있는 작가들이 준비한 현대미술 작품들이 즐비해 있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그 전시장에 들어서려는 순간 나를 제지하던 사람이 나타났다. "음료 들고는 출입이 안 돼요." 내 손에 들려 있는 뜨거운 커피 한 잔. 그 별거 아닌 액체는 수많은 열정을 쏟아내 완성시킨 작품을 해칠 수 있는 유해물질이었다. 전시 관리자 말은 내 발걸음을 뚝 멈춰 세웠다. 얼음 가득한 시원한 커피였으면 한달음..
空間, '빈 곳'이거나 '어떤 일이 일어날 수 있는 자리'거나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양하기 마련이다. 알고 보면 다들 유난히 자기중심적인 방식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곤 한다. 나에겐 공간, 그러니까 지도 위 2차원 세계가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한 인식 틀이다. 나는 공간으로써 세계를 받아들인다. 내가 걸었던, 방문했던 공간은 서랍 속 고이 숨겨둔 보물과 같다. 고등학교 야자 끝나고 버스 타러 가기 위해 걷던 피맛골은 사색하기 퍽 좋았다. 지금은 으리으리한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사라져가면서 아쉬움을 주지만, 그 공간은 나에게 추억이 가득한 공간이다. 대학교 앞 저렴한 밥집이 즐비한 시장통도 의미심장한 곳이다. 과거 1960년대 그곳 옆으로 기동차가 지나다녔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을 때가 있었다. 기동차는 청량리를 출발해 뚝섬 유원지까지 사람들을..
송민호, 차라투스트라 그리고 프레디 머큐리 '신서유기'에서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은 출연자가 즉석에서 사진이나 그림을 보고 문제를 푸는 인물, 캐릭터 퀴즈다. 이 퀴즈가 인기를 끌면서 나영석 피디는 같은 방식으로 속담, 책 이름 맞추기까지 동원했다. 책 이름 앞부분을 나 피디가 말해주면 바로 책 이름 뒷부분을 출연자들이 외쳐야 한다. 송민호가 풀어야 했던 문제 중 "차라투스트라는..."가 있었다. 송민호는 아무 대답을 하지 못했고 "짜라투스트라가 누구예요?"라며 소리를 질렀다. 정답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였다. 부제는 '모두를 위하거나,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Ein Buch für Alle und Keinen)'이다. 독일 근대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가 쓴 책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
모든 것은 리믹스다(Everything is a Remix); 쇼미더머니 '어디' 표절 논란을 중심으로 딘 표절 논란 그 내막 2주 전 쇼미더머니 시즌6 본선 중 프로듀스 합동 공연 중 킬라그램과 한해의 대결이 화제였습니다. 킬라그램은 지코와 딘과 함께 '어디'라는 곡으로, 한해는 다이나믹 듀오와 '로비로 모여'라는 곡을 선뵀습니다. 두 곡은 각자 나름의 컨셉트의 특색있고 신나는 비트로 방송 다음 날 음원이 공개되자마자 곧장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무대, 좋은 음원으로 좋게 끝나진 않았습니다. 바로 표절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지코와 딘이 프로듀싱한 곡 '어디'의 비트와 분위기가 스타급 힙합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한 DJ Khaled의 'I'm The One'과 매우 흡사하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알앤비 보컬과 랩 파트가 번갈아 진행되는 구성은 똑같습니다. 물론 이런 구성은 많은 알앤비,..
한국힙합은 쇼미더머니로 벌 것인가, 버릴 것인가 쇼미더머니의 목적모든 프로그램이 그렇듯 엠넷 역시 목적을 정해놓고 쇼미더머니를 기획하진 않는다. 엠넷측은 그저 시청자를 모으고 광고주를 모으면 만족할 일이다. 그러니까 엠넷이 설렁 힙합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쇼미더머니를 기획했다고 말한지언정 이건 명분에 불과하다. 한국힙합씬은 스스로 쇼미더머니를 통해 얻을 콩고물을 계산해봐야 한다. 수익을 볼모로 힙합씬을 엠넷에서 맞겼다면 분명히 얻어가야 하는 수익이 있어야 좋은 거래니까 말이다. 힙합쪽에서만 money를 보여주면 불공평하다. 쇼미더머니가 힙합씬의 모든 아티스트가 계급장 떼고 붙어볼 수 있는 FA컵이나 오픈십으로 기능하는 것인가? 아니면 기존 인기나 디스코그래피가 굵직할 수록 유리한 마치 MMORPG세계의 PK판인가.굵직한 아티스트들이 1~2차 예선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