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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eautiful mistake라고 지난 학기 영어글쓰기 수업에서 쉘리가 종종 쓰는 표현이며, 나에겐 꽤나 인상적이어서 멍 때릴 때 종종 생각나는 소재기도 하다. 
 쉘리가 해준 이야기는 다름아닌 한국인 남편과의 첫만남이었다. 첫만남에서 남편의 직업은 재즈 뮤지션임을 알게 됐는데, 쉘리가 "I'm sorry, I don't know about Jazz." 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이에 영어에 서툰 남자는 어떻게 재즈를 설명할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You are Jazz"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것들은 비록 문맥과 상황에 완벽히 들어맞지도 않고, 남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오롯이 담아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쉘리는 이 대답에 폴 인 러브가 되었다나.
이뿐만 아니라 수업 중 학생들이 작문을 하면서 사소한 문법 오류를 낳았을 때 쉘리는 단순히 문법을 지적하는 대신 (비록 비문이지만) 문맥에서 썩 멋있게 해석될 법하다며 그 실수들을 'Beautiful Mistake'라고 치켜세워주곤 했다. 가령 나의 'Beautiful Mistake'는 황무지라는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주어 자리에 형용사인 barren을 써넣은 것이었다. 물론 쉘리는 이걸 보고도 충분히 가능한 표현이라며 cool이라고 말해줬고.

 Beautiful Mistake는 이처럼 문법이나 표현 방법에서 우리의 지식과 직관에 어긋나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반대로 새로운 차원에서 새롭거나 혹은 기발한 메시지가 발생하고 그것을 읽어내는 것을 과정 또한 Beautiful Mistake의 과정이다. 우리가 실수라고 놓친 것들이 부메랑이 되어 긍정성으로 다시 날아오는 셈이다. 
 우리는 흔히 예술이 창조의 기능을 담당한다고 생각하곤 한다.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예술의 역할 중엔 주변에 있는 부정적인 요소들을 해소하거나 해체하는 건 없다. 하지만 Beautiful Mistake는 쉘리 남편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이성의 시대에서 여겨지는 '무지'나 '실수'라는 죄악들을 해체하고, 심지어 그것들을 창조의 영역으로 훌륭하게 이끌어냈다. 영어에 어두운 남자의 어수룩한 대사 하나는 Beautiful Mistake의 과정을 통해서 영어의 무지라는 현실적인 차원을 초월할 수 있었다. 그는 재즈와 쉘리를 동일시함으로 자신이 생각하는 재즈의 미를 거창한 미사여구없이 훌륭히 묘사할 수 있었고, 그와 동시에 쉘리에 대한 유혹의 기술, 소위 '작업'도 훌륭히 성공해냈다!

예술이 미의 창조에만 신경쓰는 마당에, Beautiful Mistake, 다시 말해 시(Poetry)는 진선미 모두를 창조해내버렸다! 예술의 역할이 새삼 우리를 즐겁게 하는 아름다움의 창조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향유하면서 더 나은, 더 행복한, 더 값진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가능성을 찾아야한다.


마지막으로,
모두들 아름다운 실수를 만들어나가면서, 동시에 남들의 사소한 실수도 아름다운 실수로 창조해내는 삶을 살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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