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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전통적인 디지털 음원 시장의 큰 손


 애플은 아이팟의 보급을 배경으로 2003년부터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음원을 팔기 시작했습니다. 애플의 첫 삽은 음악이 시디가 아닌 무형의 매체로 팔리게 되는 혁명적인 전환이 되었습니다. 이제 10년이 훌쩍 넘어간 만큼 애플은 음원 시장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선두주자가 되었습니다. 2011년엔 디지털 업계에선 최초로 비틀즈의 음원을 유통하기 시작했고, iOS7을 공개했을 땐 '아이튠즈 라디오'라는 음악 추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음원 서비스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아이튠즈 스토어 차트는 요즘 어떤 곡이 인기있는지, 어떤 가수가 핫한가에 대해 공신력 있는 데이터로 인정 받고 있기도 합니다. 명실상부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을 주도하기도 전에 음원 시장을 주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국에선 비록 저작권 문제로 서비스 되고 있지 않지만, 많은 한국사람들이 미국 계정을 통해 아이튠즈 스토어의 음악을 즐기고 있습니다. 그만큼 서비스의 질과 폭은 어떤 업체가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해도 될 정도랄까요.






 1. 음원 장사가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인데도?


 아이튠즈 스토어는 말 그대로 스트리밍 서비스가 아니라 MP3 파일을 돈주고 구입하고 내려받는 서비스였습니다. 1곡에 보통 0.99달부터 1.29달러 정도 책정이 되고, 한 앨범은 보통 10달러 전후로 가격이 매겨집니다. CD를 구입하는 가격과 크게 다르지 않아 음악을 다양하게 즐기는 팬에겐 부담스러운 이용 요금이긴 합니다. 그래서 2010년대 전후에 스트리밍 시장은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은 팬들의 틈새로 스며들기 시작합니다. 스트리밍 서비스는 말그대로 정액 요금만 내면 무제한으로 듣고 싶은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서비스였고, 음악 팬들에겐 그만큼 무한한 해방감을 안겨주었으니까요. 


그렇다면 애플 뮤직이 스트리밍 시장의 틈새에서도 1인자로 군림할 수 있을까요? 아이팟과 아이폰의 대성공은 애플의 늦지않은 트렌드세팅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 시장에 포화가 이루어지기 전이었기에 아이폰이 시장 지배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이죠. 애플은 훌륭한 제품으로 소비자의 지갑을 여는 데 충분히 능수능란한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스트리밍 시장은 조금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미 북미에는 '스포티파이(Spotify)'라는 2천만 명의 유료회원을 가진 절대 업계가 있고, 지난 3월에는 제이지가 주도하는 고음질 서비스 '타이달(Tidal)'이 출범하기도 했으니까요. 경쟁자들의 완력은 2010년 초 군웅할거 시대의 스마트폰 시장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애플은 이번에 확실히 험악한 도전을 했습니다.

스트리밍 서비스가 포화되기는 한국도 마찬가지입니다. 멜론, 벅스, 네이버뮤직 등 뿌리가 튼튼하고 양질의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는 업체가 스트리밍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박힌 돌이 굳건하고 안정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시장에서 제아무리 애플이라고 해도 씨알도 먹힐는지는 의문입니다. 물론 애플뮤직이 한국에서 정상적인 서비스가 될 지도 미지수이지만요..



 2. 그럼에도 애플뮤직


 그래도 애플입니다. 애플이 음악에서 얻은 굳은 살과 잔꾀는 대단합니다. 애플뮤직이 가진 강점은 겉보기에도 상당합니다. 단 하나의 아쉬움을 제외하고 말이죠. 그건 바로 가격인데, 가격은 1달에 9.99달러입니다. 여타 스트리밍 서비스에 비해서 이점 없는 무난한 가격입니다.


우선 애플 뮤직이 가진 강점은 첫 번째로, iOS 사용자에게 접근이 굉장히 용이하다는 점입니다. 전세계 어마어마한 아이폰, 아이패드 사용자는 음악을 듣고자 할 때 가장 먼저 애플에 기본  탑재된 음악 앱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애플뮤직을 이용하게 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아이튠즈 스토어를 잘 이용했던 이용자들도 도태되지 않고 원래 이용했던 서비스를 누릴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애플이 기존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무기를 들고 나왔다는 점입니다. 음악 업계의 대부답게 선보이는 기능은 음악을 즐겨듣는 사람이라면 환영할 만한 것들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애플은 아티스트와 직접 소통하게끔하는 기존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등)가 하는 일을 '커넥트(Connect)'라는 기능으로 음악 앱 자체로 들여다놨습니다. 이는 이용자가 SNS앱을 실행해서 해당 아티스트의 계정으로 접속하는 다소 불편한 작업을 없애줍니다. 음악을 듣는 앱 자체에서 바로 아티스트와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는 점은 음악 팬들에겐 꽤 편리한 서비스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그리고 시리(Siri)와의 시너지 효과도 굉장히 흥미롭습니다.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를 통해 음악을 편하게 추천받고 재생할 수 있습니다. 가령 "2000년에 빌보드 인기 곡을 들려줘"라든가, "Greenday의 인기곡을 들려줘" 같은 명령으로 편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비츠원' 서비스는 기존 아이튠즈 라디오를 대체합니다. 유명 DJ들이 선곡하는 곡을 마치 라디오처럼 들을 수 있습니다.

'포유(For You)'은 이용자의 음악 청취 패턴을 읽고 이에 맞는 곡을 자동으로 선곡해주기도 합니다.




 3. 애플이 스트리밍에서도 성공하면 진짜 엄친아다!


 iOS의 특징을 품으면서도 음악 팬들이 원했던 깨알같은 서비스들을 한 데 모은 애플 뮤직이 스포티파이, 구글 뮤직, 타이달에 대항해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지 정말로 궁금해집니다. 설마 보란 듯이 아이폰이 불러온 선풍처럼 음악 시장의 판도를 재정립할 것인지, 아니면 오랜만에 애플이 쓰디쓴 성적표를 받아들 것인지..

스트리밍에서도 애플이 약진할 거라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애플이라면,,, 애플이라면 또 모르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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