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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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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스티븐 제라드 유럽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의 결승전, 내로라하는 세계 스타급 선수들로 이뤄진 상대팀에게 전반에만 3골을 먹힌 다음 후반을 기다리는 팀의 주장이면 어떤 기분일까요?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상대에 비해서 한참 부족하고 평을 받는 팀을 이끌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스티븐 제라드는 이런 상황에서 팀원의 실낱같은 사기를 극대화시켰고, 마치 머리에 문제가 생겨서 3골을 먹었다는 걸 잊은 것처럼 도전해서 끝내 3:3의 스코어를 만들어냈습니다. 3류 영화의 시나리오도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유치한 줄거리를 쓰지 않는 마당에 스티븐 제라드는 이런 시나리오를 현실에서 써냈습니다. 이 모습이 제라드가 저에게 준 첫기억입니다. 그렇게 그와 그의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이콘이었습니다...
분노의 해, 2015년. 그리고 분노를 푸는 나의 방법. 난 2015년 12월에 한해를 정리하는 키워드는 '분노'가 될 것이라는 걸, 첼시가 EPL을 우승할 것만큼 예상한다. 사람들은 늘상 피꺼솟하는 사건을 마주한다. 설상가상으로, 그 화를 적절히 분출할 없다는 현실은 하루하루 더 까마득해진다. 가끔은 누군가의 분노 표출 방법이 뉴스기사로 오르내리는데, 그 방법은 극단적이고, 참혹하고, 심지어 자기파괴적이다. 어제 1박2일에서는 최면술사가 잠깐 나왔는데, 그의 최면 대상으로 최근 사건이 있던 김준호가 되었고, 최면 속에서 그는 내면에 담긴 분노를 표현하라는 최면술사에 말을 듣고는, 표정을 심하게 찡그리면서 가슴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던 마음을 욕으로 내던졌다. 김준호는 그 누구보다 큰 화를 담아두었다는 걸 그것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김준호는 그동안..
▶︎◀︎ 노란 리본의 의미와 유래 이곳저곳에 노란 리본들이 걸리고 있다. 현실에는 노란 포스트잇으로 대신되기도 하고, 인터넷에는 노란 이미지가 이를 대신해준다. 노란 리본 캠페인을 통해 그 마음들이 노란 리본으로 물결치고 있다. 그만큼 세월호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노란 리본이 상징하는 것은, 무사히 돌아오는 것에 대한 기다림과 환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언제부터 노란 리본이 왜 그런 상징을 가져 아이들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았을까. 노란 리본 이야기는 1600년대 영국 청교도 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시작된다. 청교도들은 정식 군대가 아니라 군복이 없어 피아식별을 위해 다른 표시가 필요했다. 그 방법이 노란 띠를 몸에 두르는 것이었고, 이런 전통이 청교도들이 미국에 건너가서도 이 전통을 유..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 80년대 그때의 청춘들의 추억이 담긴 곡 인터넷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머릿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각자의 이야기들은 매일 우리나라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활발한 누리꾼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많은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이야기 중 몇몇은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되어도 될 정도로 낭만적이고 누리꾼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소개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고대생이었고, 그녀는 연대생이었다') 많은 러브 어페어 중 대다수는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가 주로 써내려간다. 40대의 이야기는 마치 가뭄에 단비 들 듯 보인다. 이는 아무래도 인터넷 접근성에 있어서..
정신병동 봉사하면서.. 정신병동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몇 달이 되어서야 나에게 경계를 푼 남자 중학생 하나가 있다. 그 아이가 입원한 계기는 분노 조절이다. 병동 안에서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마찰을 일으키는 대상에게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앞뒤 보지 않고 달려드는 아이다. 많은 경우에 1주일 사이에 얼굴이나 팔에 상처를 만들어내는 녀석이다. 그 상처들을 볼때마다 난 인내심의 '인'자도 모르는 주제에 싸움엔 참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중학교 2학년짜리를 다독여줬다. 분노조절에는 미숙하고 처음엔 은근슬쩍 내 눈치만 살살봐오던 아이가 언제부터는 내가 병동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달려와줘 손잡아주면서 반겨주는 아이가 됐다. 그런 그 아이가 2주전에 퇴원을 했다. 퇴원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 애는 딱 바깥..
영드 셜록의 기억의 궁전(Palace of Memory) 요즘 하는 게 있는데, 그건 바로 기억의 궁전을 짓는 것이다. 이 기억의 궁전이 가장 잘 드러나는 매체는 바로 영국 BBC의 드라마 '셜록'이다. 극 중에서 셜록은 한번 보거나 들은 모든 것들을 다 기억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 그 비범하고 천재적인 능력의 방법론으로 바로 이 기억의 궁전이 등장한다. 겁나게 긴박한 순간에 눈을 지긋이 감고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기억의 궁전에 넣어둔 지식이나 인물에 대한 정보를 막 집어꺼내는 장면들 덕분에 그는 수많은 여성들로부터 섹시쟁이가 되었다. 작은 스포일러를 누설하자면, 특히 시즌3에는 이 기억의 궁전이 극의 중요한 제재가 되어 제대로 기가 막히게 묘사된다.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을 꼭들 보시라~ 드라마에서 수없이 지나가는 글자들로 셜록의 생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해준..
아름다운 실수(Beautiful Mistake) Beautiful mistake라고 지난 학기 영어글쓰기 수업에서 쉘리가 종종 쓰는 표현이며, 나에겐 꽤나 인상적이어서 멍 때릴 때 종종 생각나는 소재기도 하다. 쉘리가 해준 이야기는 다름아닌 한국인 남편과의 첫만남이었다. 첫만남에서 남편의 직업은 재즈 뮤지션임을 알게 됐는데, 쉘리가 "I'm sorry, I don't know about Jazz." 라고 말했다고 하더라. 이에 영어에 서툰 남자는 어떻게 재즈를 설명할까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이내 "You are Jazz"라고 답했다고 한다. 이것들은 비록 문맥과 상황에 완벽히 들어맞지도 않고, 남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오롯이 담아내지도 못했다. 하지만, 쉘리는 이 대답에 폴 인 러브가 되었다나.이뿐만 아니라 수업 중 학생들이 작문을 하면서 사소한 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