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4월 15일 영국 리버풀FC 팬들은 FA컵 준결승 관람을 위해 중립경기장인 힐스보로 스타디움을 방문했다. 팬들은 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축구를 즐기러 리버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떠난 것이다. 하지만 비극은 출입 과정에서 시작했다. 경기장 운영 미숙과 경찰의 통제 실패로 1600명이 들어갈 관중석에 3000명이 넘게 들어가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결국 경기 시작 후 압사의 위험을 느낀 사람들은 위쪽 관람석의 사람들의 손을 붙잡고 위층으로 대피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남은 사람들은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고 경기 시작 5분만에 철조망은 무너졌다. 경기가 중단되는 사태를 거쳐 사고 수습 후 94명이 압사했고, 766명이 부상을 입는 결과가 드러났다. 후에 2명이 사고 후유증으로 추가 사망했고, 총 ..
라는 책이 출간됐다. 내용인즉슨 축구판에서도 결국 구단이 가진 돈이 팀의 리그 성적과 직결되며, '부익부빈익빈'이라는 우리 사회의 냉혹한 현실이 대형 리그는 물론이고 군소 리그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돈이면 다 된다'는 뻔한 사실을 다시금 되새기는 책이다. 물론 이는 누구나 그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는 말이다. 말할 것도 없이 2004년 첼시, 2008년 맨체스터 시티가 돈으로 성공가도를 보여주머 축구계에서 머니파워의 대표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리그 우승권은커녕 상위권에 랭크되는 것조차 힘들었던 팀들이 돈깨나 있는 구단주를 맞이한다면, 리그를 주름잡는 팀이 되고 리그 우승까지도 가능했던 게 축구판이었다. 돈이면 된다. 하지만 이런 축구 자본주의에 반기를 드는 팀이 등장했고..
- 그분을 처음으로 만난 건 고2 중간고사 국어 시험이었다. 교과서를 제외하고 책 2권이 시험 범위에 포함된 까닭이었다. 시험을 대비하면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이란 책을 읽어야만 했다. 하지만 난 시험 당일까지 책을 읽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있었다. 별 수 없이 학교 가는 버스 안에서 책 표지만 얼렁뚱땅 읽을 수밖에 없었다. 그 글은 책에서 가장 유명한 글귀였고, 그 내용은 주관식 1번에 보란 듯이 나왔다. 나는 아이구 웬 떡이야 하면서 정답을 맞출 수 있었다. - 고3에도 만날 수 있었다. 급훈을 정하는 과정에서 좋은 아이디어는 나오지 않았고, 이때 담임선생님이 내놓은 제안이 '처음처럼'이었다. 우리는 술을 좋아하는 선생님이 그때 당시 막 출시된 소주 이름을 가져왔다고 생각해서 피식피식 웃고 넘겼다. ..
그저께 한 서울대생이 대학교 커뮤니티에 유서를 남기고 투신자살을 했다. 그것을 둘러싼 이야기는 기자들에게도 매력적이었고 누리꾼들도 떠들기 좋은 소재였다. 일류 대학생 답게 유서 속에 담긴 문장 하나하나는 미려했고, 철학적 고찰이 묻어있었고, 자살의 결심까지 이른 사고과정의 우직함도 엿보였으니 여느 다른 자살과는 다른 콘텐츠였다. 그의 죽음은 처음부터 소비되기 바빴다. 이 사건은 그 과정 속에서도 기자들과 누리꾼들에게 철저하게 오해 당했다. 기자들은 유서 속에서 언급된 '수저색깔론'에 집중해 헤드라인을 내보냈고, 한국에서 가장 엘리트라는 '서울대 학생'에 방점을 뒀다. 게다가 후속 기사로는 고인이 정말로 흙수저 색깔인지 고인의 가정 형편을 조사해 보도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누리꾼들도 고인의 부모가 각각 대..
듣고 싶은 교양이 너무 많아 한참을 고민하면서 수강신청에 임할 정도로 대학 분위기에 심취했었을 때, 음악에 대한 수업은 항상 과학 교양과 함께 나의 1순위였다. 가령, '재즈의 역사'나 '고전음악의 이해' 정도는 꼭 들어야만 했던 과목이었다. 이와 더불어 가장 내가 평소에 즐겨 듣진 못했던 가곡과 관련된 수업을 하나 수강한 일이 있었다. 새로운 음악 장르에의 한걸음이였고, 첫수업을 큰 기대와 함께 출석했던 기억이 있다. 허나 수업은 그렇게 썩 좋진 않았다. 독문과 소속이셨던 선생님이 얼마나 가곡을 사랑하시는지 느껴지긴 했지만, 그 사랑을 학생들에게 이해시켜주기보다 강요하는 느낌이 더 강했기 때문에 시종일관 유쾌한 수업은 아니었다. 선생님의 감성적이시고 부드러운 성격덕에 강의실은 종종 어둑하고 차분한 음악..
유럽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대회의 결승전, 내로라하는 세계 스타급 선수들로 이뤄진 상대팀에게 전반에만 3골을 먹힌 다음 후반을 기다리는 팀의 주장이면 어떤 기분일까요? 객관적인 전력으로도 상대에 비해서 한참 부족하고 평을 받는 팀을 이끌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스티븐 제라드는 이런 상황에서 팀원의 실낱같은 사기를 극대화시켰고, 마치 머리에 문제가 생겨서 3골을 먹었다는 걸 잊은 것처럼 도전해서 끝내 3:3의 스코어를 만들어냈습니다. 3류 영화의 시나리오도 이렇게 말도 안 되게 유치한 줄거리를 쓰지 않는 마당에 스티븐 제라드는 이런 시나리오를 현실에서 써냈습니다. 이 모습이 제라드가 저에게 준 첫기억입니다. 그렇게 그와 그의 팀을 응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아이콘이었습니다...
난 2015년 12월에 한해를 정리하는 키워드는 '분노'가 될 것이라는 걸, 첼시가 EPL을 우승할 것만큼 예상한다. 사람들은 늘상 피꺼솟하는 사건을 마주한다. 설상가상으로, 그 화를 적절히 분출할 없다는 현실은 하루하루 더 까마득해진다. 가끔은 누군가의 분노 표출 방법이 뉴스기사로 오르내리는데, 그 방법은 극단적이고, 참혹하고, 심지어 자기파괴적이다. 어제 1박2일에서는 최면술사가 잠깐 나왔는데, 그의 최면 대상으로 최근 사건이 있던 김준호가 되었고, 최면 속에서 그는 내면에 담긴 분노를 표현하라는 최면술사에 말을 듣고는, 표정을 심하게 찡그리면서 가슴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던 마음을 욕으로 내던졌다. 김준호는 그 누구보다 큰 화를 담아두었다는 걸 그것을 보면 누구나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김준호는 그동안..
이곳저곳에 노란 리본들이 걸리고 있다. 현실에는 노란 포스트잇으로 대신되기도 하고, 인터넷에는 노란 이미지가 이를 대신해준다. 노란 리본 캠페인을 통해 그 마음들이 노란 리본으로 물결치고 있다. 그만큼 세월호에서 아직 돌아오지 않는 아이들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노란 리본이 상징하는 것은, 무사히 돌아오는 것에 대한 기다림과 환영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언제부터 노란 리본이 왜 그런 상징을 가져 아이들을 기다리는 우리 모두의 마음을 담았을까. 노란 리본 이야기는 1600년대 영국 청교도 혁명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시작된다. 청교도들은 정식 군대가 아니라 군복이 없어 피아식별을 위해 다른 표시가 필요했다. 그 방법이 노란 띠를 몸에 두르는 것이었고, 이런 전통이 청교도들이 미국에 건너가서도 이 전통을 유..
인터넷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공간이다. 여러 이야기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이야기는 머릿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각자의 이야기들은 매일 우리나라 구석구석에서 일어나고 활발한 누리꾼을 통해 인터넷을 통해 많은 그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전해진다. 놀랍게도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사랑이야기 중 몇몇은 영화 시나리오로 각색되어도 될 정도로 낭만적이고 누리꾼들의 가슴을 울리기도 한다. (그중 대표적 사례 하나를 소개한다. 고려대학교 커뮤니티 '고파스'에서 소개된 '다시 만났을 때 나는 고대생이었고, 그녀는 연대생이었다') 많은 러브 어페어 중 대다수는 10대부터 20대, 30대까지가 주로 써내려간다. 40대의 이야기는 마치 가뭄에 단비 들 듯 보인다. 이는 아무래도 인터넷 접근성에 있어서..
정신병동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몇 달이 되어서야 나에게 경계를 푼 남자 중학생 하나가 있다. 그 아이가 입원한 계기는 분노 조절이다. 병동 안에서도 나이를 가리지 않고 마찰을 일으키는 대상에게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앞뒤 보지 않고 달려드는 아이다. 많은 경우에 1주일 사이에 얼굴이나 팔에 상처를 만들어내는 녀석이다. 그 상처들을 볼때마다 난 인내심의 '인'자도 모르는 주제에 싸움엔 참는 사람이 이기는 거라고 중학교 2학년짜리를 다독여줬다. 분노조절에는 미숙하고 처음엔 은근슬쩍 내 눈치만 살살봐오던 아이가 언제부터는 내가 병동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달려와줘 손잡아주면서 반겨주는 아이가 됐다. 그런 그 아이가 2주전에 퇴원을 했다. 퇴원하면 먹고 싶은 음식을 다 먹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도, 그 애는 딱 바깥..
- Total
- 140,272
- Today
- 0
- Yesterday
- 20
- 갤럭시S8
- 아이폰7
- 혁오
- 나가수
- 아카데미
- 애플
- 나는가수다
- 그래미
- OST
- 리버풀
- 스트리밍
- 엠마 스톤
- 이매진 드래곤스
- 스포티파이
- 애플워치
- 비틀즈
- 라라랜드
- 테일러 스위프트
- 국카스텐
- 폴 매카트니
- 쇼미더머니
- 힙합
- 린다 매카트니
- 우리동네 음악대장
- 위플래쉬
- 아이폰
- 복면가왕
- 슈피겐
- 미국
- 표절